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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7060(Print)
ISSN : 2288-714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 Vol.37 No.6 pp.467-476
DOI : https://doi.org/10.7318/KJFC/2022.37.6.467

Values and Concepts for the Establishment of Korean Vegetarianism

Chae-Lin Park*
World Institute of Kimchi
* Corresponding author: Chae-Lin Park, World Institute of Kimchi, 86 Kimchi-ro, Nam-gu, Gwangju, Korea
Tel: +82-62-610-1746 Fax: +82-62-610-1850 E-mail: cherrypark@wikim.re.kr
November 18, 2022 December 15, 2022 December 20, 2022

Abstract


This article defines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vegetarianism by tracing the changes in the core motives revealed in 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the vegetarian movement that started in the West. We further explore and compare the limitations of the vegetarian movement conceived in the West with the essential values, ‘How can Korean vegetarian culture gain the upper hand?’. Our results indicate that the sequential changes of the motives inherent to the flow of the modern vegetarian movement were <religious-philosophy>, <political-society>, and <healthy-nutrition>. This settled the transition from ‘vegetarianism as an ideological form’ to ‘vegetarianism as a lifestyle’, making it a more becoming way of life. However, along with the spread of ‘vegetarian lifestyle as a form of life’, commercial vegetarianism, which overshadows the essential value of vegetarianism, continued to flourish due to the modern capitalist industrial system. To curb commercialization, the necessity arose to establish a new vegetarian diet with a propensity towards an ‘ecological-environmental point of view’. Thus, in order to establish the term and concept of a vegetarian diet for Korean vegetarian characteristics, we propose the formation of a vegetarian term and concept suitable for the Korean vegetarian culture.



베지테리언 음식으로서 한식의 가치와 개념 정립을 위한 제언
- 채식주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중심으로 -

박 채 린*
세계김치연구소

초록


    I. 서 론

    한국어로 채식주의라고 표현되는 베지테리어니즘(Vegetarianism) 은 서양의 비주류문화로 출발하였으나 어느 사이 일상 식문 화의 한 영역으로 침투해 있다. 종교, 철학적 배경에서 출발 해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소수가 향유하던 식사형태가 세 계 음식문화의 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커 진 데는 지구환경, 개인의 건강, 동물복지와 생명윤리 등 현 인류가 공감하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오늘날 채식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대안적 식단의 하나로 주 목받고 있다. 최근 한식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K-culture의 한 축으로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서구권에서 ‘한 식=채식’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포 착되면서 한식 확산 전략의 새로운 키워드로써도 ‘채식’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저명 푸드 컬럼리스트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여 러 국가의 음식문화를 심도있게 연구해 온 마를레나 스피어 럴(Spieler 2019)도 지난 2019년 한국 방문 당시 다른 나라 음식과 구별되는 한식의 특징으로 ‘발효된 양념장’, ‘다양한 반찬’과 더불어 ‘채소류 사용이 많다’는 점을 꼽은 바 있다. 육식위주의 식사를 해오던 서구인들에게 채소와 곡물을 주 원료로 생(生)으로, 찌고, 무치고, 볶고, 지지고, 삶고, 끓이고, 발효시키는 등 열전달 매체인 기름 없이 상대적으로 낮은 온 도에서 조리하여 차려지는 한상 차림은 ‘한식=채식식단=건 강식단’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하다. 그로 인해 한국문화와 한 식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외국인일수록을 다양한 종류의 반 찬으로 구성된 한식 상차림에 매료되는 경향이 크다. 이는 2000년대 이후 급속도의 채식주의 확산세 속에서 마땅한 식 단 찾기가 필요하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서구 사회에서 아시아권 음식의 유입은 교역, 인구 이동, 관광, 식민지 건설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한 연유 로 서양과 지리,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었 던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베트남, 인도, 태국 등에 비해 한 국 음식은 후발주자로 서구권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어 국가 간 교역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확 대되었었고, 높아진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위상으로 인해 한 식에 대한 수용도는 유연해져 있다. 마침 오래 전부터 진출 해 있던 아시아음식들이 점차 진부해져가고 있는 시점에 경 험하게 된 한국음식은 ‘새로움’에 더하여 그들이 찾던 채식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엄밀히 육류와 생선들의 동물성 식품이 있어 채식식단이 아니기에 ‘한식=채식식단’이라는 등식으로 우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다수의 서양 인들이 ‘한식=채식식단’으로 인지하고 수용하는데 어떠한 맥 락과 요인이 있는지 제대로 탐색함으로써 ‘한식의 채식 경향 성’을 어떻게 메시지화하여 전달할 것인지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하였다. 이로써 한식이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채식주의 트렌드의 수혜주가 되기 위한 방안을 찾 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그에 따른 본고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양에서 출발한 채식주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과정 에서 드러나는 핵심 동기의 변화 내용을 추적함으로써 한국 적 채식의 성격을 규정하고 서양에서 배태된 채식주의 운동 의 한계를 본질적 가치에 견주어 ‘한국적 채식문화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탐색해 보았다.

    둘째, 한식이 보유한 ‘한국적 채식’의 우위 요소와 가치를 도출해 냄으로써 ‘한식=채식식단’이라는 막연하면서도 한켠 으로는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보완할 수 있는 대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셋째, ‘채식주의’라는 용어가 ‘한국적 채식’의 가치를 모두 담기에 어려운 데다가 원어인 ‘Vegetarian’의 정의도 충분히 담아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국적 채식의 속성에 걸맞는 채식식단에 대한 용어와 개념의 정립을 위해 ‘Vegetarian’이라는 용어의 탄생, 개념의 변천, 한국 사회 유 입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적 채식문화에 적합한 채식 용 어와 개념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채소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한식 상차림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모 색해 보는 시도를 통해 후속과제를 정교화할 수 있으리라 기 대한다.

    II. 연구 내용 및 방법

    채식주의 연구는 크게 기호도, 트렌드 연구와 종교와 동물 복지 윤리 측면의 동기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채식주 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과정은 논문의 목적에 따라 특정 국 가에 한정하여 정리되어 있다(Kang 2008, Park 2012, Yang 2012, Leitzmann 2014, Yang 2015). 게다가 서구권에서 촉 발된 채식주의 운동과 현재 한국사회의 채식주의문화가 어 떠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는 안식교 관련 연구(Park 2008, Lee 2012)를 통해 부분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 서 채식주의의 태동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안, 초창기에 비해 훨씬 다원화된 동기를 가지고 참여 인구가 증가하게 된 배 경과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논저는 부족한 실 정이다. 그리하여 탄생부터 세계화 과정 그리고 현재에 이르 기까지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하여 산재되어 있는 채식관련 저서와 기사, 기고문, 관련기관 홈페이지 등에서 파악되는 파 편적인 정보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째, 채식주의 운동의 연원과 확산, 양상 변화 과정은 세 계 베지테리언 연맹인 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https:/ /ivu.org/)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공식자료와 활동연보를 참고 하되 앞서 언급한 채식관련 각종 논저에 파편적으로 소개된 내용을 종합하였다.

    둘째, 선행연구(Rifkin 2002, Lee 2008, Heo 2009, Kieth 2010, Yang 2012, Yu 2012, Kim 2018, Yang 2015, Davis 2021)를 토대로 시기에 따라 채식주의 운동의 동기가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 파악하고, 각각의 지향성이 지닌 한계 와 영향력을 진단함으로써 바람직한 한국적 채식의 개념 정 립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았다.

    III. 결과 및 고찰

    1. 채식주의 정의와 분류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고 식물에서 비롯된 곡물과 채소(이하 곡채류)만을 먹는 사람들은 유사 이래 존재해 왔 으나 ‘베지테리언’이라는 용어는 ‘식물’의 ‘veget(able)’과 ‘-을 믿는 사람, 수행하는 사람’을 뜻하는 ‘-arian’이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근대에 만들어진 개념어다. 세계 베지테리언 연맹 인 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 자료에 따르면, 1809년 채소식단과 금욕주의 신념을 지닌 영국 The Bible Christian Church 교도들의 모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용 어가 처음 인쇄물에 사용된 때가 1842년이므로 적어도 그 무 렵 소그룹 사이에 이미 통용되던 말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 다. 1847년에는 영국에 Vegetarian Society가 설립되었고 1850년 미국과 1866년 독일에 각각 채식협회가 발족한 이후, Vegetarian Federal Union (1889-1911)을 거쳐 현재 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 (IVU)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초기에는 소수의 종교적 신념에서 출발하였지만 다양한 동 기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좀 더 유연성을 지닐 필요가 생겼고 음식 유형과 생활양식도 복 잡해지면서 보다 정교하게 세분화되었다. IVU의 분류체계에 의한 베지테리언 유형은 다음과 같다.

    2021년 현재, IVU는 베지테리언의 정의를 “a diet of foods derived from plants, with or without dairy products, eggs and/or honey.”라 내리고 있다. 동물성 식품 중 유제품, 달걀, 꿀 등이 식사에 포함되는 것까지는 수용한다는 입장이 다. 확장된 정의에 따르면 초기 베지테리언의 출발이었던 엄 격한 베지테리언은 비건에 속한다. 동물의 부산물은 물론 동 물을 통한 스포츠, 오락 행위 및 의류도 배제한다. 그리고 동 물을 살생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유제품 섭취를 하는 경우 락토-베지테리언, 동물의 알류까지 섭취한 경우 오보-베지테 리언이라고 분류하며 이 세 가지 유형이 베지테리언 범주에 들어간다. 비건을 제외하고는 꿀을 섭취할 수 있다.

    처음 영국에서 베지테리언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비건과 동일하게 엄격한 식사 제한이 있었으나 미국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유연해졌다. Vegetable의 어원이 vegetus (신선, 생동감, 활기) 명분을 세워 베지테리 언이라고 해서 식물만을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로 달걀과 유제품 섭취문제를 해결하였다. 한층 넓어진 개념 때 문에 초기 엄격함이 유지되는 식사법을 구분하기 위해 1944 년 11월부터 vegan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Davis 2021).

    이후 변형된 형태로 육류가 아닌 생선 등 동물성 해산물까 지 섭취할 경우 페세테리언(Pescetarian or Pesco-vegetarian), 육류의 살은 섭취하지 않고 부산물인 뼈, 가죽, 젤라틴, 지방 등을 먹는 경우 Non-meat eater라는 분류가 만들어짐으로써 베지테리언으로의 진입 문턱을 낮추어 참여를 확산시키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종교적 엄격함에서 출발하였으나 채 식문화 확산으로 방향이 전환되면서 보다 세분화된 채식형 태의 구분이 필요해졌고 베지테리언의 개념도 넓어지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플렉시테리언이(Flexitarian)라는 분류도 생 겨나 채식이 과거의 엄격한 계율적 기준을 강요하기보다 폭 넓은 동참을 기조로 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2. 채식주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 탄생과정과 핵심 동기

    고대부터 존재해 온 채식의 동기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역 동적으로 변화해 갔다. 종교·철학·윤리와 정치·사회적 동기 는 서로 얽혀 있기도 하여 엄격히 분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가장 핵심적인 동인을 기준으로 시대에 따라 세 가 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다.

    1) 고대 채식의 시작: 종교·철학적 동기

    ‘종교·철학적 동기’의 채식은 동물의 살육을 반대하는 입 장에서 출발한 것으로 육류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금기가 신 앙의 형태로 발전된 것이든, 인간의 측은지심이 발동됨으로 써 생겨난 것이었든, 정신수양과 명상이라는 목적을 위해 실 천한 것이든 간에 ‘채식주의’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부터 존 재하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동기라 할 수 있다.

    19세기 ‘채식주의’라는 말이 생겨나기 전, 채식 개념은 고 대 인도 자이나교와 그리스의 자연철학에서 기반하여 시작 되었다. 모두 윤회를 믿는 종교집단이나 철학자들이 살생을 금기함으로써 형성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채식 주의자였던 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80-BC 500)는 영 혼의 환생을 믿는 윤회주의자로서 채식을 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근대 채식주의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까지 채식식단은 ‘피타고라스(Pythagorean) 식사법’으로 불렸다 한 다(Chung 2008). 르네상스시대(14-16C)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와 같이 동물살육에 대 한 반감을 가진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계몽주의시대(17- 18C)에는 동물도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소유하고 고통을 느 끼는 생명체라는 견해로 발전하며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이 강화되었다(Lee 2008).

    2) 근대 채식주의 탄생; 정치·사회적 동기

    현대 채식주의의 직계존속은 19세기 영국 채식주의자들이 다. 즉 ‘정치·사회적 동기’가 근대 채식주의 탄생과 성장의 주요 배경이다. 그 이전까지 채식은 종교, 철학이 기반된 도 덕·윤리적 신념에서 비롯된 개인의 실천이었으나 19세기에 접어들어 채식이 일종의 사회저항과 연계되면서 동력을 가 지게 된 것이다. 영국 기독교에서 시작되었지만 고대 종교적 동기가 동물의 생명 자체를 출발점으로 한 것과 달리 근대 영국과 미국의 경우 종교단체에서 시작된 것임에도 정치 사 회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순수한 ‘종교·철 학적 동기’와 구분이 된다.

    1800년대 후반 산업혁명에 의한 자본주의의 폐해, 식민제 국 건설에 따른 부작용 등이 드러나며 주류사회의 가치관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산업주의의 폐해인 도시빈민의 발생, 인종 및 성(性) 차별, 환경 파괴 등의 문제 점을 권력, 남성, 백인으로 대변되는 약육강식의 육식 문화 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찾기 시작했 다. 그러한 움직임 가운데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이나 ‘순환 론적 생명관’ 등 동양적 가치를 접하게 된 서구인들은 채식 을 통해 제국시대의 호전성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기성 권위에 대한 저항 기제(機制)로써 반(反) 육식운 동과 반제국주의 운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영국의 급진적 채 식주의자들은 육식에 동물학대, 젠더와 계급의 문제, 그리고 식민지배의 모순 등과 같은 사회문제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 았고, 그 근본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육식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순수한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믿었다(Park 2012). 1800년대 영국 베지테리언협회의 창립은 미국 협회의 설립에 영향력을 미쳤고 점차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세를 형 성하게 되었다(Yang 2015).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영국 내 채식주의자 수는 10만 명에 달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이 시기 영국 채식주의자 인구를 200만 명으로 추산하기도 한 다(Park 2012).

    20세기 후반에 접어들어 ‘정치·사회적 동기’의 채식주의 운동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되었다. 전쟁 후 급속한 경제성 장의 결과로 각종 부작용이 빚어지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 법론으로 채식주의 운동이 다시 번져나간 것이다. 육류 대량 생산소비시스템으로 인한 환경파괴, 동물학대 문제가 크게 불거지자 이를 반대하는 ‘정치·사회적 동기’의 채식주의 운 동이 힘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한국에 2002년 번역·소개 된 제레미 리프킨의육식의 종말(Beyond Beef, Jeremy Rifkin, 2002)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적 가축 생산에서 파생되는 폐해의 심각성을 가시적 으로 제시하며 탐욕적 육식문화의 파괴적 속성의 대안으로 채식을 제안하면서 채식주의가 일부 소수의 영역을 넘어서 다수의 관심 영역으로 들어서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 에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뉴스, 다큐멘터리 등이 봇물처럼 관련 내용을 다루고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퍼지면서 전 지구 적 소비패턴에 반향을 일으켰다.

    즉, 20세기 초반까지는 종교나 이념적 색깔을 같이하는 단 체에만 한정됨으로써 확장에 한계가 있었던 채식주의 운동 이 ‘생명, 동물복지’, ‘생태환경 등’과 관련된 ‘보편적 윤리1)’ 를 앞세우면서 특정 종교와 이념에서 벗어나 확산의 동력을 얻어갔다. 생명, 동물복지, 생태, 환경이라는 가치는 오늘날 채식주의 운동의 중요한 구심점이자 원동력에 해당된다.

    3) 현대 채식주의의 파생; 건강·영양학적 동기의 혼재

    육류를 주요 열량공급원으로 하는 서구권에서는 ‘육류가 바람직한 음식’이며, 이에 비해 ‘채소는 결함이 있는 음식’이 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채식주의가 저변에 확산되기 쉽 지 않은 구조였던 것이다. 그런데 서구권에서 채식에 대한 우호적 태도 형성의 변곡점이 마련된 계기는 1, 2차 세계대 전으로 인한 식량난이었다(Yang 2015). 특히 전쟁기간 동안 최전방의 군 식량으로 조달해야 할 육류량 확보가 절실해지 자 후방의 국민들의 희생이 요구되었다. 채소의 소비를 진작 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는 영양학자들을 동원하여 채식의 가 치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자연과학의 발달은 채소가 지닌 단 백질과 고기에서 얻을 수 없는 영양소를 확인시켜줌으로써 채식의 가치를 제고해 주었다. 채식주의 선택 요인으로써 ‘건 강·영양학적 당위성’이 마련된 것이다.

    ‘건강·영양학적 동기’는 앞의 두 가지 동기에 비해 개인주 의적 색채가 짙다. 신념의 실천 즉, 신행일치를 위한 욕망의 통제라는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없는 채식의 동기는 대중화 의 발판을 마련해준 셈이었다. 특히 식생활개선을 통한 수명 연장, 건강한 식단관리, 난치병 치료에 관심을 가진 이들로 하여금 ‘종교·철학적 동기’, ‘정치·사회적 동기’와 무관한 순 수 ‘건강·영양학적 동기’에서의 채식의 실천을 유도해냄으로 써 채식인구 증가에 기폭제가 되었다.

    4) Vegetarianism의 새로운 국면

    (1) 새로운 소비트렌드로써 채식인구의 증가

    선술(先述)한 대로 채식주의는 탄생 이후 한 세기 남짓 급 변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여러 가지 동기와 가치를 덧입게 되 었다. 채식주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변천 과정에 따라 ‘종교·철학’, ‘정치·사회’, ‘건강·영양’ 등 각자 다른 층위의 동기를 지닌 채식 참여자 증가를 유도해냈다. 즉, 현대사회의 채식주의는 표면적으로 하나의 이름을 지니 고 있으나 내면적 욕구와 동기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완 전히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실천방식은 크게 두 가지 양 태로 구분된다.

    첫째로 ‘이념적 형태의 채식주의’이다. 윤리적 형태의 채 식으로 개념화하기도 하지만 ‘신념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도덕적 함의가 큰 ‘윤리’보다 ‘이념’으로 구분했다. 사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종교·철학’, ‘정치·사회’ 동기의 채 식주의자들로 ‘음식 먹기’가 ‘자신이 믿는 바를 사회에 작동 시키려는 실천 방식’의 하나이다. 채식의 실천이 그들의 신 념과 주장을 사회에 전달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사실상 고대, 근대 채식주의 모태이지만 신념의 실천은 고통을 감내 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는 ‘생활양식 형태의 채식주의’이다. 사회보다 개인의 삶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경제성장과 의학발전에 따른 수 명 연장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각별해 지면서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건강문제의 원인을 현재 식 생활 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 육류과잉 소비 등 불균 형한 식단 구성 조율의 필요, 원인불명의 건강 위협, 다이어 트 열풍으로 저열량(Low Calorie), 저탄수화물 식재료로써 채소류의 잇점 부각 등 다양한 연유로 채식식단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친환경 소비, 공정무역 제품 구매와 같 은 맥락의 착한 소비로 인식되고, 중산층 엘리트층의 라이프 스타일로 포지셔닝되면서 이를 추종하는 소비심리에 의해 음 식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라이프스 타일로 굳어지는 현상도 ‘생활양식 형태의 채식주의’에 포함 된다.

    이들에게 채식은 여러 가지 메뉴 선택지 중 하나로 일종 의 ‘메뉴다원주의’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념의 실천’ 이라는 무거운 동기를 벗어나 채식주의가 ‘비주류 소수 식탁 문화에서 주류의 라이프 스타일’로 진입하는데 기여하였다. 여기에 작동되는 동기는 개별적이며 개인적이지만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윤리적, 이념적 성향이 제거됨으 로써 채식 본연의 가치 지속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으나 일단 채식주의 운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며 실천방식을 따 라가다 보면 결국 가치관이 공유되기 마련이니 만큼 생활양 식 형태의 채식주의라고 해서 이념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도 없어 현대 채식주의 동기는 단순화시켜 정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IVU에서 플렉시테리언을 폭넓은 채식의 한 형태 로 인정하고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궁극적으로 는 채식인구 증가라는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론(異論)의 여지 없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본격적으로 채 식주의가 우리의 일상과 가까워지기 시작한 시기는 바로 2000년대 이후 ‘생활양식 형태의 채식주의’가 확산되면서부 터이다. 고기소비량이 최고조로 늘어나면서 광우병, 조류독 감, 돼지콜레라 등 산업적 육류생산에 동반되는 각종 부작용 이 공포심으로 다가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음식 사회학자들은 채식주의를 ‘불안 관리’의 하나로 정의 내리기 도 한다(Ashley et al. 2014).

    2000년대 이후는 국지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 벌 이슈화, 트렌드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인터넷으로 전 세 계가 연결된 시대에 접어든 것도 영향이 있다. 인류 공통적 환경문제와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산업적 육류 생산에 따른 폐해와 무관하지 않기에 더 급속화되는 흐름이 형성되 었다. 반려동물 문화 확산에 따른 동물 생명권에 대한 새로 운 태도 형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령별로는 젊은 층이 도덕적 환경적 이유에서, 41-60세 이상이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세대적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Pribis et al. 2010).

    즉, 채식에 대한 관심 증가의 주류 동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데 1950-60년대에는 ‘건강과 새로운 식단에 대 한 관심 증대’, 1980-90년대에는 ‘지구 황폐화로 채식주의 고 조, 동물성 단백질 대체 식단의 필요성 대두’ 및 ‘동물성 단 백질 섭취 장애 희귀질환 유병자 증가’였다. 2000년대 이후 부터는 ‘채식주의의 개인화 경향의 심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채식이 가장 인기있는 식습관 트렌드로 부상하였고 채소가 전에 없는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Wilson 2020).

    (2) 현대 채식주의의 딜레마

    근대 채식주의 운동이 본격화된 지 100여 년을 넘어가며 참여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개인주의적 생활양식 성향의 채 식문화 확산으로 시장의 규모가 커지자 채식산업은 필연적으 로 거대한 상업적 생태계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새로 운 문제들이 돌출되기 시작했다. 엄격한 채식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낳은 건강상의 문제와 범(凡) 생태적 관점으로 보 았을 때 동물의 생명만을 중시하는 모순적인 생명관, 채식의 산업화가 부추긴 부(富)의 불평등 심화 등이 해당된다. 실제 오랜 기간 채식을 실천하며 얻은 깨달음과 각종 연구 조사자 료를 토대로 생생하게 채식주의의 모순된 논리와 부조리한 측면을 드러낸 이들로 리어 키스(Lierre Keith), 비 윌슨(Bee Wilson)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특히 ‘생활양식 형태의 채 식’의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상당히 가시적으로 제기하고 있 는데(Keith 2010, Wilson 2020)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채식주의 인구 증가에 큰 자극제로 작용한 것이 공장 형 가축사육(Livestock Revolution)에 의한 환경파괴와 동물 학대인데, 실상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류가 농경(Agricultural Revolution)을 시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문명” 자체가 지구 생태계에 부담이라는 것이다. 즉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수 용한다고 바로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주요 반론 이다.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1 kcal 당 에너지와 물소비 량,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같은 양의 칼로리를 채 소 중심 식단으로 채울 경우 육류가 포함된 식단에 비해 평 균 에너지 소비량은 43%, 물 소비량은 16%, 온실가스 배출 량은 11% 증가한다.”는 카네기 멜론대 연구진의 데이터를 근 거로 제시하고 있다(Wilson 2020).

    둘째, 세계 곡물 교역을 거대 식품자본이 장악함으로써 지 역농업 체계가 붕괴된 글로벌 경제상황도 간과해서는 안된 다는 것이다. 이미 식량 가치가 있는 몇몇 선택적 품종(1년 생 곡물)만을 대량, 집약 생산한 결과 지구 한 편에서는 기 아가 발생하고 화학비료 사용과 유전자변형 기술로 자연과 생태 교란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채식주의자들이 선 호하는 몇몇 작물이 집중 재배됨에 따라 채식주의 본연의 가 치에 배치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채식이 매력적인 식품트렌드로 유행처럼 확산되면서 아보카도의 수 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수익성이 커지자 멕시코에서는 마 약조직이 개입하여 아보카도 생산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착 취함으로써 ‘피 묻은 구아카몰레(아보카도로 만든 멕시코 소 스)’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멕시코 농부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린 사건을 들 수 있다(Wilson 2020).

    셋째, ‘채식주의 식단이 과연 친환경적 건강식인가?’ 대한 반론이다(Keith 2010). 비단 동물성 영양성분이 골고루 포함 된 식단 구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불균 형성 문제 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양산된 채소의 낮은 영양 가치, 가공도를 높임으로써 편안함과 맞바꾼 채식에는 명확 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전 전통시대에는 채 식은 자급자족으로 생산하는 비가공, 최소 거리를 이동하여 식탁에 오르는 로컬 음식이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동일한 재 료도 ‘비가공(또는 최소가공)’부터 ‘초가공’ 상태의 음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생산한 것인가”라는 고민이 필 요해졌다. 식물성 셀룰로오즈를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만든 초가공 대체육을 친환경 건강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에 채 식 만능주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산업화, 도시화는 채식의 양극화를 야기하 였다. 대다수의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어 하루하루 바쁘게 살 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한 채소는 더 이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육류나 각 종 가공식품은 훨씬 저렴하면서도 오랜 저장이 가능하며 빠 른 시간 내에 손쉽게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질과 준 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건강한 채식은 중산층 엘 리트 집단의 소비문화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되어가고 있다.

    3. ‘생태문명 관점’의 채식식단으로써 한식의 가능성

    채식주의가 추구하는 이상과 그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생 하는 현실 괴리가 확인된 현재 시점에서, 육식이든 채식이든 산업문명 체제는 파괴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생태문명 관점’ 으로의 전환이 대안으로 제시되기 시작했다(Han 2019). 과 거 커피, 사탕수수, 옥수수 플랜테이션의 사례처럼 식물성 식 재료임에도 대규모 농장 운영시스템으로 육류 못지않게 부 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문명 관점’의 ‘뉴베지테리 언 운동’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식량 생산, 소비 설계 가 바탕이 된 채식의 확산을 주장하며 극단적 채식이 아닌 적정 비율의 동물성 식품 섭취 비율을 제시하는 것을 골자 로 한다(Han 2019).

    바로 이 지점에서 ‘뉴베지테리언 운동’의 현실적 대안으로 써 한식 식단의 가치를 새로이 조망해 볼 수 있다. 서구권과 달리 동양의 경우 기본적으로 곡물재배 문화권으로 일상식 이 채소와 곡물이었고 육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식생활을 영위했다. 육류소비 억제 기제로써 자이나교, 힌두교, 불교 등 살생 금지로 채식만 허용하는 종교문화, 순환적 생태관, 사회 제도 등이 강력하게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 문에 서구와 같은 선언적 채식주의가 따로 배태될 이유가 없 었다. 일반 대중에게 육식은 일상적인 음식이 아니라 잔치, 관혼상제 등 의례가 있을 때나 접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었기 때문이다.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오랜기간 육류를 기피 하는 식생활을 영위했던 일본의 경우는 서양인들의 강력한 힘의 근원이 육식문화에 있다고 믿었던 19세기 풍조를 따라, 메이지유신(1886년) 이후 서구열강과 같은 제국주의 국가 건 설을 목표로 육식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정도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절대 빈곤에 시달렸던 우리나라 대 부분의 사람들은 비자발적으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육식을 욕망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채식주의라는 용 어와 개념은 낯설고 거리감이 있는 이상한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에야 육류, 난류, 유제품 등이 한국인 의 식탁에서 보편화되었고 삼겹살, 돼지갈비, 불고기 등이 외 식메뉴로 유행하며 소비량이 늘게 되었다. 소득수준이 높아 지면서 육류가 일상식이 되는 식생활의 변화가 감지될 즈음, 안식교도였던 이상구 박사가 채식 신드롬과 엔돌핀 돌풍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나 사회전반에 걸쳐 식생활에 큰 반향을 이끌어 낼 정도의 운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영 양·의학 전문가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Chung 1989). 한국에서 채식주의 운동이 유의미한 움직임으로 포착 된 시기는 산업적 육류 생산시스템으로 인해 한국인의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그 부작용이 극대화된 2000년대 이후로 ‘생 활양식 형태의 채식주의’가 확산된 이후이다.

    어떻게 보면 서양의 채식주의가 정치·종교·윤리라는 ‘이 념성’에서 출발한데 비해 동양의 채식은 환경적 여건에 의해 생활양식의 하나로 자리잡아 왔던 것이기에 최근 ‘건강·영 양적 동기’가 짙어진 ‘생활양식 형태의 채식주의’는 동양권 인 한국사회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오히려 한식만이 지 닌 고유한 특성 몇 가지는 생태문명적 관점에 부합하는 대 안적 채식으로서, 거꾸로 채식주의 운동의 진앙지인 서구권 에서 제안할 만한 ‘손색없는 채식 요소’임을 서구 채식주의 전개과정을 추적하며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요소는 식물을 기반으로 한 식재료의 다양성에 있 다. 생채소를 이용한 채소쌈, 익힌 채소를 이용한 나물반찬 이 발달하였다. 쌈, 생채, 숙채는 산과 들, 밭에서 나는 채소 류 뿐만 아니라 나무에 붙어있는 잎, 열매, 버섯까지도 확장 된다. 생채를 익히거나 건조시켰다가 먹는 숙채(熟菜) 문화 는 독소 제거 및 영양소 흡수율을 제고시킬 뿐 아니라 채소 의 부피를 줄여주어 총 식이섬유 섭취량을 배가시킬 수 있 어 장점이 크다. 바다에서 채취할 수 있는 다시래기, 톳, 미 역, 다시마, 김에 이르기까지 해조류도 무궁무진하다. 곡류 씨앗, 열매를 활용한 음식도 다양하다. 예컨대 콩을 활용한 두부, 비지 등은 대체육 제조를 위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 단백질 급원으로 높은 가치, 버섯은 고기의 질감을 준다. 한식 자체가 이미 제철 나물과 해조류를 계절에 맞춰 먹는 식문화이다 보니 아보카도처럼 몇몇 특정 작물만 편식함으 로써 야기되는 산업적 생산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두 번째는 불의 사용을 최소화한 한식의 조리법에서 찾을 수 있다.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식물기반 재료를 활용하되 찌 거나 삶아 무치고, 버무리고 고온을 쓰지 않고 졸이거나 지 지는 방식이 발달했다. 심지어 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음식이 맛의 바탕이 된다. 한식 차림새는 발효음 식의 비중과 역할이 크다.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간을 맞추 는 역할을 발효 장(醬)이 맡고 있다. 불 대신 미생물의 활동 을 이용해 음식물의 풍미와 물성, 영양 조성을 바꾸는 발효 는 ‘저탄소 배출’ 식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태환경적인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환경적인 장점 뿐 아니라 ‘영양적 가치’도 높다. 발효는 불 이 아닌 미생물이 하는 조리이다. 원재료에 부족하거나 없는 기능성 물질의 추가, 소화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식품적 가치 가 높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WIKIM 2022). 게다가 콩발효 음식은 채식식단에서 부족할 수 있는 단백질 보완에 탁월하다. 젓갈과 김치와 함께 식물성 단백질 인 콩을 발효시킨 고추장, 된장, 간장에 박아서 만든 자반과 장아찌를 통틀어 ‘밑반찬’이라고 부르는데 기본 반찬이라는 뜻으로 한번 만들어 두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슬로우패스트푸드(Slow making fast eating)’에 딱맞는 음식인 것이다(Haengbogigadeukanjip 2021). <Figure 2>의 상차림은 달걀말이와 삼색나물 두 접시 를 제외하면 모두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항아리에 저장해두 었던 밑반찬으로 상위에 올리기만 하여 완성한 손님상이다. 사실 자연식물을 기반으로 한 식재료의 다양성에 일조한 것 도 바로 발효문화에서 탄생한 나물, 장아찌, 김치류이다.

    세 번째는 위 두 가지 요소가 바탕이 되어 완성된 “반찬 문화”이다. 앞서 다양한 식물기반 재료를 마음껏 쓰고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 한꺼번에 차려놓고 먹는 한식 상차림은 자칫 채식식단이 초래할 수 있는 영양불균형과 단조로운 맛 을 보완하고, 먹는 재미와 흥미 더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올릴 수 있는 반찬이 장독대와 김치항아리에 이미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그 중 어떤 것을 선택해 상위에 올릴 것인가는 상을 차리는 사람의 몫이고, 상위에 올려진 반찬 중 무엇을 먼저, 무엇과 같이 먹을 것인지는 선택은 먹는 사람의 몫이 다. 그 조합(페어링)에 따라 맛, 질감, 온도를 각기 달리 느 낄 수 있고 그것을 먹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다.

    네 번째 요소는 한식문화에 철학적 배경으로 작용하는 사 상적 측면이다. 한국 불교의 식사법에는 채식 뿐 아니라 오 신채 금기까지 포함되어 훨씬 엄격하며 그 바탕에는 생명 존 중사상이 내포되어 있다. 또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영 향으로 우리나라에는 상(喪)을 당하거나 재(齋)를 지낼 때 일 정기간 생선과 고기를 금하는 소선(素膳)의 전통이 있어왔으 며, 기근, 역병 등의 흉사(凶事)가 있을 때 스스로 소선을 통 해 애민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나 왕실과 종가 등에서 는 염격히 이를 지켜왔다. 즉, 소식(素食)은 단지 동물성 식 품을 금하는 식사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윤 리관과 생명관이 포함된 개념이다. 즉 한국 불교의 공양(供 養)과 유교의 소선(素膳)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 채식은 서 구의 베지테리어니즘과 다른 결로 확대시킬 수 있다.

    다섯 번째 요소는 극단적 채식을 피하면서도 현대 베지터 리어니즘이 포괄하고 있는 플렉시테리언, 페세테리언, Nonmeat eater 등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즐길 수 있는 식물 중심, 식물 기반의 상차림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Figure 2>의 상차림에서 원하는 반찬을 가감하는 것만으로 오보, 락토, 페 스코 베지테리언에게 맞춤이 가능하며, 소량의 젓갈이 들어 간 김치만으로도 페세테리언에게 최적의 음식이 된다.

    4. 한국적 채식 개념 정립을 위한 제언

    대안적 채식으로서 한식의 가치가 확인된 만큼 이제 이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용어 와 명칭의 정립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왜냐하면 현재 외국 에서 배태된 개념어인 베지테리언을 채식주의라 번역하고 있 는데 이 용어가 유입된 19세기 맥락에서 상당히 멀어진 역 사적 용법의 변화를 담고있지 못하다. 용어는 상호작용을 통 해 함의가 변화해가기 마련인데 서구 근대문물과 지식이 일 본을 통해 유입되다 보니 ‘vegetable’을 ‘채(菜)’라고 번역한 일본식 번역어가 그대로 고착된 결과이다. 19세기에 반제국 주의자들에 의해 고안된 Vegetarian, Vegetarianism이라는 개 념어는 모순적이게도 제국주의를 꿈꾸며 영국 문물 수입에 적극적이었던 메이지 중기, 일본에 소개되었으며 ‘채식주의 자(菜食主義者, さいしょくしゅきしゃ)’, ‘채식주의(菜食主義, さいしょくしゅぎ)’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 운동의 실천이 포착되는 것은 안 식교(재림교)의 포교활동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안식 교(재림교)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1908년으로 평안남도 순안에 처음으로 재림교 선교병원이 설립되면서 부 터이다(Kang 2008, Park 2008). 한국에 ‘채식주의’라는 용어 가 인쇄매체에 등장한 것도 이광수의 장편소설사랑(1939 출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Lee 2008) 안식교도인 여자 주 인공을 묘사하는 내용에서 이다.

    “그날 점심 때 순옥은 집에서 점심을 차리고 있었다. 토마토랑 고구마랑 감자랑 이런 것으로 비린 것 들지 아니한 안식일 교 인 식 요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유와 닭의 알만을 넣은 청초 하고 싱싱한 안식교인식 요리를 만드는 것인데, 이것은 순옥의 집에 몇 해 동안 순안에 있을 때에 안식교 선교사의 집에서 먹 어보고 배운 것이다. (중략) 순옥은 안식일교의 채식주의를 좋 아한다. 순옥은 선천적으로 살생을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영어 vegetable은 식물에서 유래한 열매, 꽃, 줄기, 잎, 뿌리, 씨앗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동물(animal)의 반대 어로 식물(植物)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때 ‘veget’은 ‘채(菜)’가 아닌 ‘식물(植物)’의 의미에 가깝다. IVU도 베지 테리언의 어원을 vegetable에서 라틴어 vegetus까지 끌어 올 림으로써 가식(可食)의 범주를 채소, 곡류, 식물씨앗, 과일은 물론 유제품까지 확대하고 있다. 즉 ② ‘Vegetable’의 범주에 곡물과 식물의 뿌리, 줄기, 잎, 열매, 씨앗 등까지 베지테리 언이 식용할 수 있는 음식에는 동물유래식품을 제외한 식물 (植物)에서 기인한 음식이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③ ‘채(菜)’는 곡류와 과일을 제외한 푸성 귀만을 의미로 쓰인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 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의 정의에는 채소 (菜蔬)는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 중 식용할 수 있는 잎이나 줄기, 열매 따위로 보리나 밀 따위의 곡류는 제외한다’고 되 어있다. 즉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부류만 포함되 며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곡(穀)류, 당분의 함량이 높은 과 (果)류, 씨앗인 종(種)류는 ③ ‘채(菜)’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IVU는 심지어 우유와 달걀 등은 동물유래식품임에도 넓게 락토 또는 오보-베지테리언이라고 하여 베지테리언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립국어원에서도 채식(菜食) 의 풀이는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만 먹는 것’이라며 넓게 해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아래 Lee(2008)의 주장대로 채식주의 용어 와 개념이 아직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Vegetarian을 한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채식은 지금도 단지 풀만 먹는다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어 채식에 대한 편견에 힘을 더하고 있다. 바른 채식의 핵심은 통 곡류, 콩류, 견과류, 종실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를 골고루 먹는 것인데, 어원적으로만 본다면 채식은 이 중 채소류만 포 함하는 상황이다(Lee 2008).”

    용어적 정의로만 본다면 한국 사회에서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면 IVU의 베지테리언 범주 ①+②+③ 중에서 ③의 ‘채 (菜)’ 즉, 푸성귀만을 먹는 사람으로 한정하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②+③까지를 포괄하려면 ‘채식(菜食)’이 아닌 ‘소식 (素食)’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소식(素食)’은 앞서 설명했듯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데 더 하여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다스린다는 정신적 가치, 그리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생명윤리까지 포함된 개념이라는 점에 서 종교적 동기에서 출발한 베지테리언의 원래 취지에 더 부 합하는 용어인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일제의 침탈이 없었 다면 조선시대 전통을 이어받아 우리도 ‘채식(菜食, 채소 뿐 인 식사)’이 아닌 ‘소식(素食, 고기가 포함되지 않은 식사)’이 라는 용어를 처음부터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 ‘소식(素食)’을 한국 채식의 기본 용어로 하고 여기에 ①에 해당되는 유제품과 난류가 더해질 경우는 ⓐ ‘ 식물 중심식(Vege-oriented diet)’ 또는 ‘식물 기반식(Plantbased diet)’으로 표현하는 것을 제안한다. 소식(素食)에는 유 교철학에 기반한 재계(齋戒)의 의미가 포함된 것임을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여기 에 더하여 서구 베지테리어니즘의 가장 엄격한 단계인 비건 보다 더 제한된 식사인(오신채 금기) 한국 사찰음식을 ⓒ ‘ 사찰식’으로 세분하여 범주화하는 것도 ‘한국적 채식’의 가 치를 제고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다소 혼선이 있더라도 기왕에 고착된 단어인 만큼 지속적 으로 사용할 것인지, 이제라도 마땅한 대체어를 찾아 한국적 채식문화에 맞는 용어를 재정립할 것인지 학계와 관련기관 이 주도하여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작업은 필요하리라 판단 된다.

    IV. 요약 및 결론

    본고는 서양에서 출발한 채식주의 운동의 역사적 전개 과 정에서 드러나는 핵심 동기의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한국적 채 식의 성격을 규정하고 서양에서 배태된 채식주의 운동의 한 계를 본질적 가치에 견주어 ‘한국적 채식문화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탐색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근 대 채식주의 운동의 흐름 속에 내재된 동기가 시대에 따라 각 각 <종교·철학>, <정치·사회>, <건강·영양>으로 변화하는 가 운데 ‘이념적 형태의 채식’으로부터 ‘생활양식 형태의 채식’ 으로 정착되어가고 있음을 파악였다. 그러나 ‘생활양식 형태 의 채식’의 확산과 함께 현대 자본주의 산업시스템의 작동으 로 베지테리어니즘의 본질적 가치를 무색케하는 상업적 채식 주의가 활개를 치게 되었다. 이의 견제를 위해 ‘생태환경적 관점’의 ‘뉴베지테리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생태환 경적 관점’의 채식 실천에 잘 부합하면서도 우리와 유사한 음 식문화를 지닌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한 식의 다섯 가지 속성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식물을 기반으로 한 식재료의 다양성이다. 사용 범 주가 밭의 재배 채소 외에 야생에서 자라는 초목의 잎, 열매, 씨앗, 버섯까지 폭넓다는 점이다. 바다에서 채취할 수 있는 해조류도 무궁무진하기에 몇몇 특정 작물에만 편중됨으로써 야기되는 산업적 생산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둘째, 불이 아닌 미생물에 의한 조리, 즉 발효음식이 한식 맛과 차림새의 기본이다. 불 대신 미생물의 활동을 이용해 음 식물의 풍미와 물성, 영양 조성을 바꾸는 발효는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적으며 발효과정에서 각종 기능성 물질이 추가 생 성되므로 ‘영양적 가치’도 높다. 한식은 식물을 기반하되 발 효음식 및 이를 활용한 음식의 비중이 매우 높아 훨씬 생태 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동물성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 는 콩발효 음식이 간을 맞추기 위한 용도로 대부분의 음식에 쓰인다는 점에서 아미노산 균형을 맞추는데도 유리하다.

    셋째, 여러 가지 음식을 한 상에 차려놓고 먹는 “반찬 문 화”이다. 채식 식단이 초래할 수 있는 영양불균형과 단조로 운 맛을 보완하고, 먹는 재미와 흥미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넷째, 한국 유교의 소선(素膳)과 불교의 공양(供養)은 한국 적 생명관을 담고 있는 채식으로 서구의 베지테리어니즘과 차별화되며, 두 가지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다른 동아시아 국 가와도 상이하다.

    다섯째, 극단적 채식을 피하면서도 플렉시테리언, 페세테 리언, Non-meat eater 등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즐길 수 있는 식물 중심, 식물 기반의 상차림이다.

    마지막으로, 채식주의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을 위해 ‘Vegetarian’라는 용어의 탄생, 개념의 변천, 한국 사회 유입 과정을 살펴본 후, 한국적 채식문화에 적합한 채식 용어로 유교의 재계(齋戒) 개념까지 포함된 ‘소식(素食)’이라는 용어 를 제안해 보았다. 또한 서구의 비건보다 더 제한된 식사인 (오신채 금기) 한국의 ‘사찰식’ 개념의 추가를 통해 ‘한국적 채식’ 범주의 확장성과 차별성 부각 방안도 제시하였다.

    채소와 곡물의 비중이 높은 식생활 전통을 가진 한국사회 에서 채식이라는 용어는 나름의 이해도를 가지고 암묵적으 로 쓰이고 있으나 점차 주류로 자립잡고 미래식량으로 가능 성이 제고되는 상황이다. 이에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통일된 정의를 마련하고, ‘한국적 채식’만의 차별성을 어떻게 잘 커 뮤니케이션 할 것인지가 식문화 연구자들에게 주어진 시대 적 당면과제로 다가와 있다. 본고는 새로운 채식의 흐름 속 에서 우리의 식문화를 감안한 한국적 채식의 개념 정립을 촉 발하기 위해 큰 방향성과 아이디어를 제시한 기초작업에 해 당된다. 따라서 추후 관련분야 종사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채식주의자 대상 설문조사 등의 후속 연구를 통 해 보다 정교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식문화 연구에 주도적 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한국식생활문화학회가 이를 주 도해 가기를 희망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세계김치연구소 기관고유사업(KE2203-2)의 연 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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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getarian clas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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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ble set with pickled vegetables (plum, sesame leaf, red pepper, radish, persimmon, garlic, green garlic) from Jangseong Kim Inhu Jongga World Institute of Kim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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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finition of “Chaeso (菜蔬)” in theStandard Korean dictio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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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posal of Vegetarian concept applicable to Korean food

    Table

    2021 Estimates of Vegetarian populations in major Countries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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